필자의 친구들 중에 진보진영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이 제법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그 친구들의 말 중에 참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생각을 해 본다.
"로스쿨"제도를 정착시킨 건 잘못이란다.
원칙적으로 생각해 볼 때 "법학과"를 나와야만 법 관계의 일을 할 수 있다던가 "사법 고시"를 패스해야만 법 관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보다는 로스쿨이란 제도를 통해 좀더 문을 넓히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단다. 오히려 로스쿨은 엄청난 등록금 등의 문제가 있어서 돈 가진 사람만 유리해 지는 법이란다. 이런게 진보진영이라는 자들의 짧은 생각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로스쿨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아는 부분은 아니니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거기서 한가지 의문이 드는게 있다.
당신이 만들고 싶은 세상의 모습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말이다.
상위 몇프로가 되었든 그 사람들은 잘 살고 그 아래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 세상? 아마 상위 몇프로에 드는 사람들 중에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뭐 상위 몇프로 안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을 문제일 테고... 실제로 수정 자본주의가 되기 전의 무한 자본주의 시절엔 저런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겪지 않은 세상이지만... 아니 지금 세상이 거기에 가까운 세상인지도 모르지.
그럼 상위 몇프로가 잘 살긴 하지만 부라는 것이 세습만이 아니라 그보다 아랫사람들도 얼마던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한" 세상? 그럴 듯 하다. 아메리칸 드림이란 것도 이래서 나온 것이겠지. 열심히만 하면 나도 잘 살 수 있는 세상. 그래 이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인가 싶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라도 이 악 물고 공부하면 법관 되서 떵떵거리고 살 수도 있고 대기업에서 인정 받아 고속 승진을 거쳐 이사직에 오를 수도 있고 혹은 사장까지도 될 수 있고, 혹은 그런 공부쪽이나 대기업같은 루트가 아니라도 갑자기 사업을 급속히 일으켜 큰 회사를 만든다거나 게임을 만들던 영화를 만들던 "대박" 한번만 치면 상위 몇프로로 올라갈 수 있고, 연예인이 되서 대박을 터트리던지 주식이 몇배로 뛰어서 갑자기 부자가 된다거나 부동산이 갑자기 올라 돈벼락을 맞아 부자가 된다거나 복권이라도 맞아서든 하여간 부동산 하나 사 놓으면 계속 값이 오르니 편안하게 살 수 있다거나 하는 그런 세상인가 보다. 그게 우리 현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습인가 보다. 그러니 "혹시라도" 자기가 올라갈 수도 있는 "상위 몇프로"의 사람들은 조금 비리를 저질러도 용서 받고 떵떵거리며 남을 깔보고 살아도 되고 하여간 유전무죄가 성립되는 세상이면 좋은 거다. 왜? 자기도 "잘 하면"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겠지. 변두리에 사놓은 저 땅이 가격만 오르면 나도 저 자리 올라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애새끼들은 코피가 터지던 정글고교가 됐던 두들겨 패서든 일단 좋은 대학 나와서 번듯한 직업을 얻어야 할테고 그걸 위해서라면 부자들에게 지지 않게 사교육비에도 투자를 해서라도 애가 골병이 들던 감성적에 문제가 생기던 말던 교육열에 불탈 수 밖에 없겠지. 그런 세상에서 가난한 사람의 자식이 상위 몇프로에 오르는 방법은 일단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아까 말한 고속 승진 루트를 타던지 인맥을 이용해 사업을 하던 뭘해서 대박을 터트리던지 아니면 간판 이용해서 "결혼"으로라도 대박을 터트리는 방법 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지? 그러니 지금 숨막히는 건 미래를 위한 당연한 투자고 현재의 삶을 즐기고 행복을 찾고는 모두 대학 이후로 미루고 아니 대학을 졸업하고도 좋은 기업 들어가서 인정받기 위해 맨날 야근하고 해서라도 돈 좀 벌어놓고 부동산 사 놓고 그래서 40대~50대 이후에나 행복을 즐기면 되는 거고... 이런 세상인가 말이다.
필자가 꿈꾸는 세상은 경쟁에 차별이 없는 세상이 아니다. 경쟁에 차별이 없는 것은 좋지만 그건 다음의 문제다. 경쟁 자체를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한마디로 부자가 아니라도, 상위 몇프로가 아니라도, 정치인이 아니라도, 강부자나 고소영이 아니라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 집은 가난하다. 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으면 그 외에 사는 것에도 사회에도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이 언제든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상이다. 내가 경쟁을 좋아한다면 상위 몇프로에 들기 위한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내가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상위 몇프로에 들지 않아도 상관 없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이다. 상위 몇프로에 안 들면 억울한 일을 하도 많이 당해서, 상위 몇프로에 안 들면 무시 받아서, 상위 몇프로에 들지 못하면 차별 받아서 불행한 세상이 아니라 말이다. 경쟁은 원래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은 경쟁을 좋아해서 이긴 것에 대한 만족을 위해 달리라고 하고 그래서 이겼다고 해서 남을 깔아 뭉개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만족 수준에 행복을 느끼라고 하자. 부자 되면 좋겠지. 더 좋은 집에 더 좋은 차에 그런 옵션들이 따라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부자여야만" 제대로 치료도 받을 수 있고, 아이도 교육시킬 수 있고, 사람대접도 받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니라 말이다. 아이들은 충분하고 안정된 교육을 받고 자신이 경쟁에 뛰어들지 아니면 소시민의 삶에 만족할지도 자신이 결정하고 소시민의 삶에 만족한다면 그냥 그대로 행복할 수도 있는 세상 말이다.
필자가 말하는 건 그저 꿈인가? 로맨티스트의 헛소리에 불과한가?
당신이 어떤 정당의 어떤 정책에 어떤 세력을 지지하든 정말로 진심으로 이런 것은 좀 생각해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꿈꾸는 당신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가 말이다
# by 호크윈드 | 2008/04/18 1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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